회사 생활

"이거 악성 민원이다" 싶은 순간 TOP 3 — 교직원이 경험으로 익힌 감각

공공기관에서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아, 이거 쉽지 않겠다'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현직 교직원이 경험으로 익힌 악성 민원의 전조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2026-04-18·4분 읽기
"이거 악성 민원이다" 싶은 순간 TOP 3 — 교직원이 경험으로 익힌 감각

안녕하세요, 다루하루TV입니다!

악성 민원의 느낌이 드는 순간

대학교 교직원처럼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수많은 민원인을 만나게 됩니다. 민원 처리도 엄연한 업무의 일부이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맞게 차근차근 처리를 하다 보면, 대부분은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됩니다. 제 경험상 전체 민원의 약 80% 정도는 순조롭게 처리가 되는 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머지입니다. 약 10% 정도는 바로 처리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섞여 있고, 또 다른 10% 정도는 '아, 이거 악성 민원인이구나'라는 느낌이 확 오는 민원인이 등장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저도 현장에서 정말 다양한 민원인을 겪어봤는데요, 여러 해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악성 민원인이 보이는 특유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촉이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80% 이상은 적중하는 편이라 지금도 업무에 이 감각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패턴이 감지되는 순간부터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려고 합니다.

  • 매 순간 말을 조심스럽게 하기
  • 그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꼼꼼히 준비하기
  • 일단 무조건 상급자에게 보고하기

그럼 제가 업무를 하면서 '아, 이거 악성 민원이 되겠구나'라고 직감하는 순간 세 가지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업무 시간 외에 수시로 전화하는 민원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인 근무시간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 업무시간을 벗어난 시간대, 예를 들어 오전 8시나 저녁 7시에 전화를 거는 민원인이 꼭 있습니다.

더 특이한 건, 한 번 전화해서 안 받으면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받을 때까지 5~6번 계속 전화를 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설마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으시겠지만, 현장에서 일해본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있습니다. 꽤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유선 전화기는 보통 발신인 전화번호와 부재중 통화 건수가 함께 표시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부재중 통화가 5통 찍혀 있고, 점심시간 끝나고 돌아왔는데 또 전화가 남겨져 있을 때...

이쯤 되면 느낌이 옵니다.

'아, 이거 쉽지 않겠구나.'

그리고 예상대로, 오전 9시가 되자마자 바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리고 역시나, 담당자를 힘들게 하는 업무가 시작됩니다.


2. 1부터 10까지 모두 알려줘야 하는 민원인

대학교 교직원은 학사공지를 올릴 때 내부 결재를 받아야 하고,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부 진행 과정이 담긴 파일까지 함께 게시합니다. 공지사항 하나 올리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과 검토 과정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성껏 올려놓은 공지사항을 읽어보지도 않고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와서 "1번부터 10번까지 전부 다 알려주세요"라고 요구하는 민원인이 꼭 있습니다.

공지사항에 버젓이 써 있는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두로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 설명을 해드려도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으니까 좀 더 쉽게 말해달라",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놨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도 담당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피곤합니다.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이 공지사항을 낭독하는 데 쓰이기 때문이죠.


3. 당사자가 아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전화하는 경우

세 번째 유형은 조금 미묘한 부분입니다. 바로 당사자 본인이 아닌 어머니, 아버지, 혹은 조부모님이 대신 전화를 하시는 경우입니다.

물론 가족이 걱정되어 대신 문의를 하시는 것 자체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전화가 걸려오는 배경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다음과 같은 흐름입니다.

  1. 학생 본인이 직접 문의를 했다.
  2. 규정상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3. 그래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대신 전화를 걸어온다.

즉, 학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얻지 못하니까 가족이 대신 나서는 구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때 요구 사항도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규정상 안 되는 건 아는데, 담당자 재량으로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융통성 있게 처리해주시면 안 되나요?"

담당자의 재량, 융통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순간이죠. 안타깝지만 공공기관에서의 '재량'이란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발휘할 수 있는 융통성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설명해드려도 납득하지 못하고 계속 민원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며

세 가지 패턴을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 업무 시간 외 반복 전화
  • 공지사항을 읽지 않고 처음부터 전부 설명을 요구
  • 당사자가 아닌 가족이 대신 전화해 재량을 요구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기 시작하면 저는 바로 기록 모드에 들어갑니다. 통화 내용은 간단히라도 메모해두고, 메일이나 문서로 오간 내용이 있다면 따로 보관하고, 필요한 경우 상급자에게 바로 공유합니다. 나중에 민원이 확대되었을 때 가장 큰 무기가 되는 건 결국 담당자가 얼마나 꼼꼼히 기록을 남겼는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민원이 악성 민원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민원인은 정중하고 이해심 있는 분들이세요. 다만 드물게 찾아오는 그 10%의 악성 민원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이런 패턴을 감지하는 감각과 대응 원칙을 갖춰두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 그리고 앞으로 교직원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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