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일은 잘하는데, 정작 내 실력도 늘고 있을까?
보고서는 빨리 나오고 자료도 깔끔해졌는데, 내가 이해한 것은 얼마나 될까? AI를 잘 쓰는 것과 AI를 쓰면서 실력을 키우는 것을 구분하고, 결과물 한 부분을 직접 바꿔보는 작은 연습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다루하루TV입니다!
얼마 전 AI를 쓰면서 오히려 일이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전에는 혼자 처리하기 어려웠던 일도 할 수 있게 되고, 여러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결과물을 계속 만들어내다 보니, 이번에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내가 하는 일의 수준은 올라갔는데, 내 실력도 그만큼 늘고 있는 걸까?"
보고서는 이전보다 빠르게 나오고, 자료도 보기 좋게 정리됩니다.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실제 형태로 만들어보는 일도 쉬워졌습니다. 분명 좋은 변화입니다. 그런데 완성된 결과물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해보면, 제가 정확히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해낸 것인지 선뜻 구분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AI가 만들어준 것을 활용하는 능력도 실력일 것입니다. 다만 그 결과물을 제 이름으로 설명하고 책임져야 하는 순간까지 생각하면, 무언가를 조금 더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오늘은 AI를 잘 쓰는 것과, AI를 쓰면서 제 실력을 키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결과물을 만드는 속도와, 이해하는 속도 사이에 간격이 생깁니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만들려면 그 과정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엑셀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함수를 찾아보고,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문법을 익히고, 문서를 쓰려면 자료를 읽고 구성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그 순서가 바뀔 수 있습니다. 우선 AI에게 원하는 것을 설명하고, 결과물을 받은 다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봅니다. 모르는 것이 있어도 일단 작동하는 것을 눈앞에 놓고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점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처음부터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던 일에도 손을 뻗어볼 수 있으니까요. 저 역시 이런 변화가 반갑습니다.
다만 결과물이 나오는 속도에 제 이해가 자동으로 맞춰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화면에는 완성된 표가 있는데 계산의 기준은 아직 낯설고, 프로그램은 실행되는데 어느 부분을 바꾸면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는 모르겠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당장 필요한 일을 처리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조건이 바뀌거나 오류가 생겼을 때입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다시 AI에게 전체 내용을 맡기고 기다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활용한 결과와, 제가 이해한 범위를 가끔 따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파일이 하나 늘었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지식까지 모두 제 것이 된 것은 아닐 테니까요.
그렇다고 모든 것을 맨손으로 다시 만들 필요는 없겠지요
여기서 고민이 생깁니다. 실력을 키우려면 AI를 끄고 처음부터 혼자 해야 할까요?
저는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의 모든 내부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면,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어질 것입니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쓴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AI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목적을 설명하고, 조건을 정하고, 여러 안을 비교하는 능력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에게 업무를 요청할 때도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말입니다.
다만 제 업무와 가까운 부분은 이해하고 싶습니다. 이 자료의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이 방식을 골랐는지, 다른 사람이 사용하려면 무엇을 알려줘야 하는지 정도는 제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기준은 'AI 없이 전부 다시 만들 수 있는가'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결과물을 실제 업무에 사용해도 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도 함께 필요합니다.
도구를 쓰는 능력과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같이 키워가는 쪽이, 지금 제 상황에는 더 현실적인 목표로 느껴집니다.
누군가 "왜 이렇게 했어요?"라고 물으면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AI로 행사 운영 계획서를 만들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일정표도 있고, 예산도 있고, 참가자 안내문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정리되어 보입니다.
그런데 회의에서 질문이 나옵니다. 왜 이 순서로 진행하는지, 준비 시간이 충분한지, 참가 인원이 늘어나면 예산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묻습니다.
이때 "AI가 그렇게 작성해줬습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계획서에 제 이름을 붙여 가져갔다면, 그 선택이 우리 상황에 맞는지 제가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글을 직접 썼는지, AI가 썼는지를 따지는 문제와 조금 다릅니다. 누구의 도움을 받았든 실제로 실행할 계획이라면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AI 덕분에 초안을 만드는 시간이 줄었다면, 이렇게 질문받을 부분을 검토하는 데 시간을 쓸 수도 있겠습니다. 참가 인원이 달라졌을 때, 장소가 바뀌었을 때, 예산이 줄었을 때 무엇을 조정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까지 해보았다면 같은 파일 하나를 완성했더라도 배운 것이 다를 것 같습니다. 문서가 생긴 것에 더해, 그 문서를 움직이는 조건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AI를 믿는 것과, 확인을 생략하는 것은 구분하고 싶습니다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연구도 있습니다. 2025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지식노동자 319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과정과 노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에서는 AI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가 덜 나타나는 경향, 그리고 사고의 무게중심이 정보 확인과 결과 통합 등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고했습니다.
다만 자기보고식 설문 연구이므로, 이것만으로 AI를 쓰면 지능이나 실력이 떨어진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연구를 AI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근거보다는, 사용하면서 어떤 생각을 직접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저도 AI의 결과가 좋아질수록 확인에 대한 긴장감이 줄어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 번 만족스러운 답변을 받았다면 다음 답변도 맞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검토할지 말지를 그날의 느낌에만 맡기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숫자가 들어간 자료라면 합계와 단위를 보고, 공지문이라면 날짜와 대상, 신청 방법을 확인하는 식으로 제 기준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확인하는 기준이 생기면 AI가 만든 것이든 사람이 만든 것이든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준을 하나씩 갖추는 것도 제가 쌓을 수 있는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 공부가 다시 필요한 이유를 조금 다르게 느낍니다
AI가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문법이나 용어 같은 기초를 꼭 공부해야 할까? 필요할 때마다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저도 이 질문을 가볍게 넘기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내용을 외우는 데 시간을 쓰는 방식이 지금도 가장 좋은 공부인지 고민이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도구를 활용하다 보면 기본 용어를 아는 것이 생각보다 도움이 됩니다. 원하는 조건을 더 정확히 말할 수 있고, 설명을 들었을 때 어디가 핵심인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자료를 정리하면서 '빈칸을 제외한다'와 '숫자 0을 제외한다'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AI가 만든 계산 결과를 볼 때 확인할 지점이 생깁니다. 프로그램에서는 파일이 저장되는 위치와 화면에 보이는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정도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질문이 구체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암기하려고 하면 지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장 사용하는 업무에서 반복해서 만나는 개념부터 익히는 방식이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모르는 단어를 전부 수집하기보다, 오늘 만든 결과물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어 두세 개를 제대로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 단어를 다음 작업에서 직접 사용해본다면 조금씩 제 언어가 될 수 있겠지요.
완성된 결과물에서 한 부분만 직접 바꿔보면 어떨까요?
그래서 제가 시도해보고 싶은 방법은 간단합니다. AI가 만들어준 결과물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대신, 작은 조건 하나를 바꿔보는 것입니다.
표를 만들었다면 기준을 바꿨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먼저 예상해봅니다. 안내문이라면 독자를 신입생에서 재학생으로 바꿨을 때 어떤 설명을 빼고 더해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간단한 프로그램이라면 입력값이 없을 때 어떤 화면이 나와야 할지 정해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 직접 수정하거나, AI에게 수정을 요청한 뒤 예상과 결과를 비교합니다. 중요한 것은 요청을 보내기 전에 잠깐이라도 제 답을 생각해보는 과정입니다.
예상과 다르다면 이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가 조건을 잘못 이해했는지, 요청을 모호하게 했는지, 결과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이라면 업무와 공부를 완전히 따로 떼어놓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처리한 일에서 작은 학습 하나를 꺼낼 수 있으니까요. 바쁜 날에도 결과물의 한 부분 정도는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명을 듣고 끝내지 않고, 제 말로 짧게 남기고 싶습니다
AI에게 설명을 부탁하면 이해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장이 친절하고 예시까지 있으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같은 내용을 설명하려고 하면 다시 막힐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설명을 읽은 뒤 아주 짧게 제 말로 남겨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무엇을 바꿨는지, 왜 그렇게 바꿨는지, 다음에도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세 문장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잘 정리된 노트를 만들려다가 기록 자체가 부담이 되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보다, 다음 주의 제가 다시 봐도 이해할 수 있는 메모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값이 없는 행을 제외하려던 것인데 0까지 빠졌다. 빈칸과 숫자 0의 조건을 구분해야 한다. 다음에는 예시 데이터로 먼저 확인한다"라고 적는 식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실제 작업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록입니다.
이런 메모가 조금씩 쌓이면 AI와 함께 만든 결과물 목록 외에, 제가 직접 이해하고 판단한 내용도 남을 것입니다. 저는 그 기록을 보며 제 성장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결과물만큼, 제가 할 수 있는 설명도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AI를 잘 활용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계속하고 싶습니다. 이전에는 생각만 하던 일을 실제로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여전히 신기하고 즐겁습니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제 이해도 조금씩 넓어졌으면 합니다. 다음번에 비슷한 일을 만났을 때 더 구체적으로 요청하고, 문제가 생기면 어디부터 볼지 떠올리고, 누군가 질문하면 제 판단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는 아닙니다. 도움을 받으면서도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것입니다.
오늘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을 하나 열어보면 어떨까요. 그 안에서 왜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한 부분을 하나만 골라보는 것입니다. 저도 그 작은 질문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AI를 사용한 뒤 어떤 능력이 늘었다고 느끼시나요? 결과물을 만드는 속도 외에도, 예전보다 더 잘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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