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AI

학교에 다시 입학을 하고 보니 느끼는 점 1편 — AI는 달리는데 수업은 제자리?

다시 학교에 입학해 수업을 들어보니 AI가 발전하는 속도와 수업이 바뀌는 속도 사이의 간격이 크게 느껴집니다. 오래된 설명과 오래된 개념의 차이,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 조건이 바뀌는 실습, 교수님의 역할까지 학생의 입장에서 정리했습니다.

2026-09-29·7분 읽기 읽기
학교에 다시 입학을 하고 보니 느끼는 점 1편 — AI는 달리는데 수업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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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시 입학하고 느낀 점 · 전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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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다시 입학을 하고 보니 느끼는 점 1편 — AI는 달리는데 수업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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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다시 입학을 하고 보니 느끼는 점 2편 — 10년 만에 와보니, 학사행정시스템만 알면 되는 시대는 지났네요

안녕하세요, 다루하루TV입니다!

AI는 달리는데 수업은 제자리? 학교에 다시 입학하고 느낀 점 1편

다시 학교에 입학해 수업을 듣는 입장이 되고 나니, 밖에서 생각할 때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중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AI가 발전하는 속도와 수업이 바뀌는 속도 사이의 간격입니다.

수업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지금 화면에서는 같은 메뉴를 찾기 어렵습니다. 예제 코드를 실행해보면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설명은 분명 AI 이야기인데, 지금 제가 사용하는 도구와는 어딘가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을 배우는 것보다, 이 내용을 지금 환경에 맞게 고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기술 변화가 너무 빠릅니다. 그렇다고 수업마다 어제 나온 기능까지 모두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직접 수업을 듣는 입장이 되어보니, 대학이 무엇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6개월도 빠르게 느껴지는데, 수업은 1~2년 전에 머물러 있을 때

개인적으로는 교육 내용에 어느 정도 시차가 생기는 것을 이해합니다. 한 학기 수업을 준비하려면 계획을 세워야 하고, 교재와 실습 자료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시작한 수업을 새로운 도구가 나올 때마다 통째로 바꾸기도 어렵겠지요.

그래서 6개월 정도의 간격이라면 ‘교육 과정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제가 느끼는 기준이지, 모든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닙니다.

그런데 AI를 다루면서 1~2년 전의 설명과 코드를 별다른 보완 없이 그대로 따라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개념을 이해하기도 전에 화면과 실행 환경의 차이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학습자는 아직 어느 부분이 중요한 원리이고 어느 부분이 바뀐 사용법인지 잘 모릅니다. 따라서 코드가 작동하지 않으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설치된 프로그램이 달라서인지, 서비스에서 예전 기능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아서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 상태에서는 수업이 어렵다는 느낌과 수업 자료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뒤섞입니다. 특히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그 차이가 꽤 클 것 같습니다.


오래된 설명과 오래된 개념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1~2년 전에 만들어진 자료가 전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오래전에 정리된 개념이라도 지금 배우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 입력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가 되는지, 결과가 맞는지 무엇으로 판단할지 같은 질문은 화면이 바뀌어도 남습니다. 기초를 차근차근 배우는 시간 역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무엇이 지금도 유효한지 알려주지 않은 채, 예전의 사용법까지 현재의 정답처럼 전달되는 경우입니다.

“이 예제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서비스에서는 사용 방법이 달라졌으니 실습은 이 자료로 진행하겠습니다.”

이런 설명이 있다면 학생도 왜 과거의 코드를 보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예전과 지금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더 많이 배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 작동하지 않는 부분을 학생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고, 화면이 달라진 이유도 알기 어렵다면 학습의 초점이 흐려집니다. 수업의 목적이 오류를 분석하는 것이라면 의미 있는 과정이겠지만, 다른 개념을 배우는 시간이라면 불필요한 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모든 자료가 최신이어야 한다기보다, 지금 이 자료로 무엇을 배우게 하려는지가 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강의실에 앉아보니. 예제를 따라 하다 화면이 달라 당황한 학생이 원리는 배우고 실습은 지금에 맞게 하며, 직접 해보고 피드백받고 싶어 하는 4컷 인스타툰

IT 수업에서 이런 느낌이라면 다른 분야는 어떨까요?

IT는 변화에 민감한 분야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수업에서도 기술과 교육의 간격을 체감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도 떠올리게 됩니다.

다른 전공에서는 현장에서 달라진 업무 방식이나 새롭게 등장한 도구를 어떤 속도로 다루고 있을까요. 학생이 졸업한 뒤 만나게 될 환경과 수업에서 연습하는 환경은 얼마나 연결되어 있을까요.

물론 제가 다른 모든 학과의 수업을 들어본 것은 아닙니다. 분야에 따라 변화의 속도도 다르고, 오래 유지되는 지식의 비중도 다를 것입니다. 지금 듣는 수업의 경험만으로 대학 전체가 뒤처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학생의 입장에서 이런 질문을 던질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설명을 듣는 시간뿐 아니라, 그 배움이 어디로 이어지는지에도 기대를 가지고 학교에 오기 때문입니다.


이제 설명을 듣는 경로가 강의실 하나만은 아닙니다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AI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처음 답변이 어렵다면 쉬운 말로 다시 설명해달라고 할 수 있고, 제 상황에 맞는 예시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AI의 답변을 읽었다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 읽을 때에는 알 것 같다가 직접 해보려고 하면 막히는 일이 있습니다. 잘못된 설명을 그럴듯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조차 몰랐던 정보를 훨씬 쉽게 접하게 된다는 변화는 크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 있던 정보의 간격 일부를 개인이 빠르게 좁혀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구할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나면, 학생이 강의실에 기대하는 것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용어의 뜻을 정리하고 예제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에서 수업이 끝난다면, 학생은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내가 이곳에 와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학교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이전보다 더 구체적인 답이 필요한 질문 같습니다.


대학에서만, 또는 대학에서 훨씬 깊게 할 수 있는 경험

제가 기대하게 되는 것은 혼자서는 마련하기 어려운 배움입니다.

개인이 쉽게 구하기 어려운 장비와 실험 환경을 사용해보는 일, 실제 현장의 문제를 다루는 일, 다른 전공의 사람과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일입니다. 제 판단의 약점을 아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런 기회가 반드시 대학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 입학했다고 자동으로 모두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만 대학이 이런 환경을 수업과 연결해준다면, 혼자 온라인 자료를 보는 것과는 분명 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장비가 있다는 사실보다 학생이 실제로 다뤄볼 시간이 있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현장 연계라는 이름보다 실제 문제를 받아 끝까지 해결해볼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했다는 기록보다 중간에 어떤 피드백을 받고 무엇을 수정했는지가 더 오래 남을 수도 있습니다.

대학의 경쟁력을 설명할 때 건물과 시설뿐 아니라, 학생이 그 안에서 실제로 무엇을 경험하는지도 함께 이야기되었으면 합니다.


예제 하나를 따라 만드는 수업에서, 조건이 바뀌는 수업으로

제가 기대하는 실습은 완성된 정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입니다.

예를 들어 문서를 읽고 질문에 답하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봅시다. 처음에는 준비된 자료와 질문으로 작동 방식을 익힙니다. 여기까지도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다음에는 조건을 바꿔보는 것입니다. 자료에 없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들어 있으면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요. 답변이 빠르지만 근거가 틀렸다면 어떻게 확인할까요.

이때 학생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돌아가는 코드만이 아닙니다. 문제를 구분하고, 확인할 기준을 정하고, 자신의 선택을 설명하는 능력입니다.

AI를 사용해 초안을 만들었다면 왜 그 방법을 택했는지 설명하고, 실제 결과를 비교하며 다시 수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완성 화면 한 장만 제출하는 것보다 실패한 시도와 바뀐 판단을 함께 이야기하는 수업을 기대하게 됩니다.

현장에서의 배움에 가까운 것도 이런 과정 아닐까요. 정해진 순서를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예상과 다른 상황을 만나 직접 선택해보는 경험 말입니다.

교수님의 역할도 더 어려워지고,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이 변화를 교수 개인이 모든 최신 기능을 외워야 한다는 요구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도구를 빠르게 다루는 학생이 있을 수 있고, 특정 기능은 학생이 먼저 써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교수가 그 학생보다 버튼을 더 빨리 누르는 것으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학생이 만든 결과에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결과가 맞다는 것은 어떻게 확인했나요?”

“다른 조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까요?”

“이 방법을 실제로 쓰는 사람에게는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답해보는 과정에서 혼자서는 지나쳤을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피드백이라면 강의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실습 환경을 점검하고 자료를 보완하는 일은 개인의 열정에만 맡겨두기 어려울 것입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수업 준비를 지원하고, 학생이 실제로 사용하는 환경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요.


마치며: 다시 학교에 와서 기대하게 된 것

다시 수업을 들으며 느끼는 아쉬움에는 기대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단지 학위를 얻는 과정을 넘어서, 혼자 공부할 때는 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AI에게 설명을 요청하면 잠깐 이해한 기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 능력으로 만들려면 직접 선택하고, 실패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대학이 바로 그 시간을 더 잘 설계해주었으면 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정보를 붙잡아 설명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학생이 그 정보를 가지고 실제 문제를 다뤄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오늘의 생각이 모든 수업과 모든 대학에 들어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학교 밖에서 AI의 변화를 경험하다가 다시 강의실에 앉으니,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배움의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앞으로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무엇을 알려주는가’와 함께 ‘여기에서 무엇을 직접 해볼 수 있는가’가 더 크게 자리 잡지 않을까요.

다시 학교에 다니거나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신 분들은 어떤 차이를 느끼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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