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인수인계 못 받았어요." AI 시대에는 이제 달라질 수 없을까요?
A4 한 장으로 시작하는 인수인계, 담당자가 바뀌면 멈추는 업무 — AI가 문서 정리를 돕는 지금, 다음 사람에게 조금 나은 출발점을 남기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다루하루TV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직장 생활과 공공기관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하여 정리했습니다. 특정 기관이나 담당자를 지칭하지 않으며, AI 활용 시에는 소속 기관의 보안 규정과 승인된 서비스의 이용 조건을 확인해 주세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공공기관 담당자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반복해서 느낀 아쉬움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인수인계를 받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새로운 업무를 맡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전임자는 이미 다른 부서로 이동했거나 퇴사했고, 남겨진 자료만으로는 지금 일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저도 이렇게 인수인계받았어요. 나머지는 일하면서 알아가는 거예요."
물론 모든 조직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서는 이 말이 너무 익숙했습니다. AI가 문서를 정리하고 실제 작업까지 돕는 지금,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 A4 한 장으로 시작했던 업무
제가 처음 일을 배울 때도 A4 용지 한 장을 건네받고 업무를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일을 맡을 때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나머지는 직접 부딪히면서 익혀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배워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모든 상황을 미리 문서로 정리할 수도 없고, 경험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시스템에 들어가야 하는지, 이번 달에 놓치면 안 되는 마감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야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업무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면, 질문할 기회도 없이 기한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뒤늦게 알게 된 일을 수습하면서 다시 듣는 말이 "원래 다 그렇게 배우는 거예요"라면, 적응 과정이 지나치게 힘들어집니다.
2. 담당자가 바뀌면, 함께 진행하던 일도 멈추곤 합니다
공공기관과 협업할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습니다.
제가 함께 일하는 기관 중에는 1년에 두 차례 정기 인사이동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고 나면, 그동안 진행하던 일이 갑자기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확인해 보면 새 담당자 역시 난감해합니다. 인수인계를 거의 받지 못해 앞선 과정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일을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새 담당자만 재촉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분 역시 낯선 부서에서 업무를 처음부터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외부에서 협업하는 사람이 이전 협의 내용과 진행 상황을 다시 설명하게 됩니다. 이미 전달했던 자료를 보내고,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부터 되짚는 것입니다.
담당자는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조직이 같은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상황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한 사람의 성실함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떠나는 사람도 새로운 곳에서 인수인계 없이 일을 시작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적응하느라 바쁜 사이, 같은 어려움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3. 저는 나중에 전화받는 것이 싫어서라도 기록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싫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부서를 옮기거나 퇴사한 뒤에도 예전 업무 때문에 계속 전화가 오는 것도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는 중간중간 업무를 기록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시스템에 어떻게 접속하는지, 어느 메뉴를 쓰는지, 처리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특정 시기나 분기마다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적어 두었습니다. 부서를 옮기거나 퇴사할 때에는 그 매뉴얼을 넘겼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지식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사람이 같은 내용을 다시 찾아 헤매지 않았으면 했고, 저도 이미 설명한 일을 계속 설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업무를 할 때 조금씩 적어 놓으면 다음에 제가 다시 할 때도 도움이 됐습니다. 자주 하지 않는 일일수록 기억만으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을 남기는 것도 이런 성향과 이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번 알아낸 내용을 다음에도 꺼내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두는 것이 제게는 편한 방식입니다.
4. 매뉴얼을 만드는 수고는 AI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매뉴얼을 만드는 일 자체가 상당한 추가 업무였습니다.
화면을 캡처하고, 순서대로 배치하고, 화살표를 넣고, 설명을 쓰고,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실제 업무를 끝내고 나면 정리할 힘이 남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제는 그 과정의 일부를 AI에 맡기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기능과 기관의 허용 범위 안에서, 메모나 설명, 민감한 정보를 제거한 화면 자료를 주고 절차별 초안으로 정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방식입니다.
- 업무를 마친 뒤 작업 순서와 막혔던 부분을 짧게 기록합니다.
- AI에 준비 사항, 처리 순서, 주의 사항, 확인할 결과로 나누어 정리하도록 요청합니다.
- 시기가 정해진 업무는 월별·분기별 목록으로 따로 묶습니다.
- 담당자가 실제 화면과 규정에 대조해 잘못된 부분을 고칩니다.
AI가 제가 말하지 않은 예외 상황이나 기관 내부 규정을 저절로 아는 것은 아닙니다. 비어 있는 내용을 그럴듯하게 채워 넣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리할 때는 자료에 없는 것은 추측하지 말고 '확인 필요'로 남기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서를 만드는 수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과, 업무 내용을 확인하는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그래도 빈 문서부터 혼자 작성해야 했던 부담은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제가 바라는 인수인계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아는 상태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인수인계는 후임자가 전임자와 같은 숙련도를 즉시 갖추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고 처리하면서, 나머지를 차근차근 배워 갈 수 있는 상태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다음 내용은 넘겨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인계할 내용 | 다음 담당자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 |
|---|---|
| 당장 처리할 일 | 이번 주·이번 달 마감, 남은 조치, 우선순위 |
| 진행 중인 업무 | 현재 단계, 이전 결정과 이유, 상대방에게 한 약속, 다음 행동 |
| 자주 쓰는 시스템 | 접속 경로, 주요 메뉴, 권한 신청 방법, 처리 순서 |
| 월별·분기별 업무 | 시작 시점, 마감, 준비 자료, 선행 작업 |
| 서류 양식과 자료 | 최신 양식의 위치, 작성 예시, 관련 근거와 원본 파일 |
| 주의 사항 | 자주 발생하는 실수, 예외 상황, 혼자 판단하지 말아야 할 경우 |
| 확인할 사람 | 승인 담당자, 협업 부서, 문제가 생겼을 때 문의할 곳 |
특히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과 '지금 진행 중인 일의 상태'는 따로 있어야 합니다. 사용 설명서가 아무리 자세해도, 지난주에 상대방과 어디까지 합의했는지 알 수 없다면 업무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진행 목록만 있고 시스템 사용법이나 권한이 없다면 처리 단계에서 막힙니다. 문서와 함께 필요한 접근 권한을 정식으로 신청·이관하는 절차도 챙겨야 합니다. 비밀번호를 매뉴얼에 적어 넘기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6. 파일을 많이 남기는 것보다, 다음 사람이 실제로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AI 덕분에 문서는 빠르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십 개의 파일을 한꺼번에 넘기고 "여기 다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후임자는 자료를 찾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첫 화면에는 당장 할 일과 주요 자료의 위치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필요한 순간 찾아갈 수 있도록 연결하고, 마지막 수정일과 확인 담당자를 남기는 식입니다.
오래된 매뉴얼과 새 매뉴얼이 함께 있다면 어느 것이 최신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끝난 업무와 진행 중인 업무도 분리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새 담당자가 매뉴얼을 보며 대표적인 업무 하나를 직접 해보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에게는 당연해서 빠뜨린 단계가,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떠나는 사람의 개인적인 배려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업무 시간으로 인정하고, 담당자가 바뀌기 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일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계가 끝난 뒤 매뉴얼을 갱신할 사람도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AI가 초안을 잘 만들어도 기록하고 확인할 시간과 책임이 없다면, 인수인계 문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7. 한편으로는, 이렇게 정리한 업무를 AI가 직접 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여기까지 생각하면 또 다른 걱정이 생깁니다.
업무 순서와 판단 기준, 일정, 주의 사항을 정리해 놓으면 사람뿐 아니라 AI도 그 자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 시스템을 다루는 도구와 권한까지 연결된다면, 일부 절차는 자동화하기 쉬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최근 AI를 사용하면서 놀란 것도 이 부분입니다. 답변을 읽고 제가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실제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변화가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방향은 이미 공개된 기능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OpenAI는 2025년 ChatGPT agent를 소개하며 자체 가상 컴퓨터와 도구를 이용해 웹 탐색, 분석, 문서 제작 등을 수행하는 방식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모든 기관의 내부 시스템과 업무를 그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OpenAI 공식 발표
여기서 '학습'이라는 말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뉴얼을 AI에 입력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내용이 서비스 전체 모델의 학습에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OpenAI는 기업용 서비스와 API의 업무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실제 적용 조건은 서비스와 설정, 계약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학습에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기관 자료를 외부 서비스에 입력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OpenAI 기업 데이터 정책
하지만 모델 자체를 새로 학습시키지 않아도, 작업할 때 매뉴얼을 참고하도록 구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 걱정은 오히려 여기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일을 이어받기 좋게 정리한 자료가, 일부 업무를 AI에 맡길 수 있는 기반도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럴 가능성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문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외 처리, 자료의 품질, 시스템 접근, 승인과 책임 같은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합니다.
AGI가 언제 올지, 1년 뒤에 어디까지 달라질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경험은 지금의 업무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쉽게 안심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8. 그래도 인수인계를 불편하게 남겨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업무가 정리될수록 대체가 쉬워질 수 있다는 걱정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마냥 낙관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불안을 이유로 다음 사람이 다시 헤매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기록이 없어서 생기는 혼란은 새 담당자와 동료, 협업 상대방, 서비스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대신 조직은 자동화로 줄어든 업무를 어떻게 다룰지 직원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을 잘 남긴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줄였다고 느낀다면, 누가 기꺼이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까요?
기록과 업무 개선을 기여로 인정하고,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설명하며, 직원이 다른 역할을 배우고 맡을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함께 필요할 것입니다.
개인도 업무 순서만 외우는 데 머무르기보다 왜 그런 절차가 필요한지, 언제 예외 판단을 해야 하는지, 어디를 고치면 반복되는 문제가 줄어드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이런 역량을 쌓으면 누구나 고용이 보장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직의 인력 운영과 전환 지원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마치며: 다음 사람에게 "알아서 배우세요"만 남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바라는 변화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부서에 온 사람이 첫날부터 모든 일을 잘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당장 할 일과 중요한 마감, 사용하는 시스템, 필요한 양식, 조심해야 할 부분은 알 수 있었으면 합니다.
AI가 문서를 정리하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면, 그 도움을 이런 곳에 먼저 써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리한 내용을 실제로 다음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인하는 과정까지 조직의 일로 인정했으면 합니다.
"저도 인수인계 못 받았어요"라는 말로 끝내기보다, 다음 사람에게는 조금 나은 출발점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업무가 더 잘 정리될수록 AI가 맡을 수 있는 일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변화는 별도로 정직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후임자가 겪을 혼란을 그대로 두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이 내일 다른 부서로 이동한다면, 다음 사람은 남겨진 자료만으로 이번 주에 해야 할 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부터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참고 자료
- OpenAI — Introducing ChatGPT agent (2025.7.17.): 컴퓨터와 도구를 활용하는 AI의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초기 공식 발표입니다.
- OpenAI — Enterprise privacy: 기업용 서비스 및 API의 데이터 학습 관련 정책을 확인한 자료입니다.
인수인계 방식과 조직의 대응 방안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안이며, 자동화와 고용 변화는 확정된 예측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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