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없이 맨땅에 헤딩할 때 살아남는 법 (신입 교직원 생존 가이드)
전임자가 사라지고 인수인계도 없이 혼자 남겨졌을 때, 스스로 업무를 파악하고 살아남는 5가지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다루하루TV입니다!
힘들게 교직원에 합격하고 부서 배치를 받은 첫날, 혹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전임자가 A4 용지 한 장 달랑 주면서 "업무는 원래 일하면서 배우는 거예요" 하고 떠나버리는 상황. 혹은 전임자가 이미 퇴사해서 아예 인수인계를 받을 사람이 없는 상황.
처음엔 당황스럽고 막막합니다. "나 혼자 어떻게 하지?",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실수하면 어쩌지?" 같은 걱정이 밀려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회사 생활하면서 100% 완벽한 인수인계를 기대하는 건 어렵습니다. 전임자도 바쁘고, 퇴사를 앞두고 있으면 의욕이 없기도 하고, 심지어 갑자기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다가 사고가 터지면 그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되죠. "전임자에게 제대로 못 배웠어요"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수인계가 부실해도 스스로 업무를 파악하고 살아남는 5가지 현실적인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실제로 해보고 효과를 본 방법들입니다.
1. 학칙과 규정 반복해서 읽기 (기본 중의 기본)
제가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하는 말이죠? "교직원 업무의 90%는 규정대로 처리된다."
인수인계서가 없다면, 그 부서의 '법'인 규정집을 파면 됩니다.
왜 규정부터 읽어야 하나요?
규정은 업무의 정답지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가 모두 규정에 나와 있습니다.
전임자가 알려준 것은 그 사람만의 노하우일 수 있지만, 규정은 학교의 공식적인 기준입니다. 규정을 알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된 것입니다.
얼마나 읽어야 하나요?
- 10번 읽으면: 대략적인 흐름이 파악됩니다. "아, 이런 경우는 이렇게 처리하는구나" 정도 알게 됩니다. 규정집을 찾아보면서 민원 응대가 가능해집니다.
- 30번 읽으면: 대부분의 경우를 규정에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학생이나 교수님이 질문하시면 "잠시만요, 규정 확인하고 답변드릴게요"하고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 50번 읽으면: 규정집을 안 보고도 답변이 술술 나오는 경지에 이릅니다. "그건 학칙 제27조에 따라 이렇게 처리됩니다"하고 즉답할 수 있습니다.
물론 50번은 과장이지만, 최소한 5~10번은 반복해서 읽으세요.
효과는?
내 업무의 근거를 확실히 알게 되므로, 악성 민원이 들어와도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규정상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민원은 수긍합니다. 설령 화를 내더라도 "제 임의로 결정한 게 아니라 학교 규정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 훨씬 편합니다.
또한 실수가 줄어듭니다. 규정을 모르면 잘못 안내하거나 잘못 처리할 수 있지만, 규정을 알면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읽을까요?
처음에는 전체를 쭉 훑어보세요. 어떤 내용이 있는지 파악합니다.
그다음에는 자기 부서와 관련된 규정을 집중적으로 읽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처라면 장학금 규정, 학생 활동 지원 규정, 기숙사 규정 등을 중점적으로 봅니다.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선배에게 질문합니다.
2. 전임자의 '기안문' 정독하기 (최근 2년 치)
ERP 시스템 권한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바로 '문서 대장'을 뒤지는 것입니다.
기안문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나요?
전임자가 작성한 기안문을 보면 실제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 2년 치 기안문을 쭉 읽어보세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첫째, 월별로 반복되는 정기 업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 3월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준비를 하는구나", "6월엔 하계 계절학기 운영 계획을 세우는구나", "12월엔 다음 연도 예산을 편성하는구나" 같은 것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연간 업무 사이클을 파악하면, 지금이 몇 월인지에 따라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부서 내 문서 작성 스타일을 배울 수 있습니다.
보고서 형식, 문장 스타일, 결재 라인 설정 방식 등이 부서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전임자의 문서를 보면서 우리 부서의 스타일을 익힐 수 있습니다.
셋째, 구체적인 업무 처리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행사를 할 때는 이런 절차를 거치는구나", "예산을 집행할 때는 이런 서류를 첨부하는구나" 같은 디테일을 배울 수 있습니다.
넷째, 심지어 전임자의 휴가 패턴까지 파악 가능합니다.
언제 연차를 많이 쓰는지, 어떤 시기에 바쁜지 등을 알 수 있어서 나의 업무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어떻게 활용할까요?
초반 6개월은 전임자의 문서를 벤치마킹해서 처리하면 중간은 갑니다.
같은 종류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때, 작년 문서를 찾아서 복사하고, 내용만 올해 것으로 수정하면 됩니다. 이것을 '복붙 후 수정' 방식이라고 하는데, 신입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물론 무작정 복사만 하지 말고, 규정을 확인하면서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세요.
3. 부서 내 '파일철'과 '회의록' 확인하기
전산상의 문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디테일이 종이 서류에 숨어 있습니다.
파일철의 중요성
부서 사무실 캐비닛에 가보면 연도별로 파일철이 꽂혀 있습니다. 여기에는 공문서, 보고서, 회의 자료, 행사 자료 등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시간 날 때 파일철을 뒤져보세요. 전산 시스템에는 최종 결재된 문서만 있지만, 파일철에는 중간 과정의 자료, 메모, 참고 자료 등이 있어서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회의록은 보물지도
특히 '부서 회의록'은 보물지도와 같습니다.
회의록에는 그때그때 논의된 이슈, 결정 사항, 담당자 배정, 일정 등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활용법: 이번 달 업무 계획을 세울 때, 작년 이맘때의 회의록을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지금이 9월이라면, 작년 9월 회의록을 보는 것입니다. 당시 어떤 이슈가 있었고, 어떤 행사를 준비했으며,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생생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이 최고의 인수인계서가 됩니다. 올해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선배들의 메모도 찾아보세요
가끔 파일철이나 책상 서랍에 선배들이 남긴 메모나 업무 정리 노트가 있습니다. "신입 때 이걸 발견했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입사 초반에 적극적으로 찾아보세요.
4. 질문 많이 하기 (단, 똑똑하게 질문하자!)
행정 업무는 매년 반복되지만, 늘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지기 마련입니다.
입사 후 6개월까지는 '신입 버프'를 써서 선배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세요.
신입 버프란?
신입일 때는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많이 해도 "신입이니까 그럴 수 있지"하고 이해해줍니다.
하지만 6개월, 1년이 지나면 "이제 그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분위기가 됩니다.
그러니 신입 기간이 끝나기 전에 최대한 많이 배우세요.
주의할 점: 알고 질문하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거 뭐예요?"라고 묻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선배 입장에서는 "이 친구는 아무 준비도 안 하고 다 물어보네"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규정과 전임자 문서를 파악한 후, "제가 찾아보니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 방향이 맞나요?"라고 확인받는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나쁜 질문: "장학금 신청은 어떻게 받나요?"
- 좋은 질문: "장학금 규정을 보니까 신청 기간이 매 학기 개강 2주 전부터라고 되어 있는데, 신청서는 홈페이지에 올리는 건가요, 아니면 직접 받는 건가요?"
이렇게 질문하면 선배는 "아, 이 친구는 규정을 읽어봤구나. 열심히 하네"라고 생각하고, 더 자세히 알려줍니다.
지금의 쪽팔림이 미래의 대형 사고를 막아줍니다
질문하는 게 부끄러워서 혼자 판단했다가 큰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는 제가 알아서 해야지"하고 생각했는데, 잘못 처리해서 나중에 문제가 되면 더 큰 망신입니다.
확실하지 않으면 물어보세요. 선배들도 처음에는 다 그랬습니다.
5. 나만의 '업무 매뉴얼' 만들기
배운 내용은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반드시 기록하세요.
왜 기록해야 하나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오늘 배운 것을 내일이면 까먹습니다.
특히 신입 때는 하루에 쏟아지는 정보량이 엄청납니다. "이거 해봐", "저거 확인해봐", "이 규정 읽어봐" 하루 종일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나중에 같은 질문을 또 하게 되면 선배가 "저번에 알려줬잖아"하고 핀잔을 줍니다.
어떻게 기록할까요?
수첩에 두서없이 적기보다는, 순서도(Flow chart)나 매뉴얼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장학금 지급 절차"를 정리한다면:
- 신청 접수 (기간: 개강 2주 전)
- 신청서 검토 (담당: 나)
- 자격 심사 (기준: 규정 제5조)
- 선발 위원회 개최
- 결과 통보
- 지급 품의 작성
- 지급
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정리하면, 나중에 다시 같은 업무를 할 때 이 매뉴얼만 보면 됩니다.
고수의 꿀팁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 혼나겠지만, 내가 정리한 매뉴얼을 들고 가서 "선배님, 제가 정리해 본 업무 절차인데 혹시 빠진 게 있을까요?"라고 물어본다면?
오히려 "이 친구 일 열심히 하네?"라는 칭찬과 함께 더 상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선배 입장에서도 신입이 정리한 자료를 보면서 "아,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아", "이 부분은 요즘 바뀌어서 이렇게 해" 같은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기 쉽습니다.
매뉴얼은 계속 업데이트
한 번 만들고 끝이 아닙니다. 업무를 하면서 새로 배운 것, 바뀐 것, 실수했던 것을 계속 추가하세요.
6개월, 1년 후에 보면 나만의 완벽한 업무 가이드북이 완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후임자에게 이것을 물려주면, 그 사람은 여러분에게 엄청 고마워할 것입니다.
추가 팁: 달력에 업무 일정 표시하기
연간 업무 사이클을 파악했으면, 달력에 표시하세요.
- 3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 4월: 장학금 선발
- 6월: 계절학기 운영
- 9월: 복학생 처리
- 12월: 내년 예산 편성
이런 식으로 월별 주요 업무를 달력에 적어두면, "다음 달에 뭘 준비해야 하지?"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인수인계가 없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오늘 알려드린 5가지 방법으로 스스로 길을 찾아나간다면,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단단한 내 실력이 될 것입니다.
- 규정을 반복해서 읽기
- 전임자의 기안문 정독하기
- 파일철과 회의록 확인하기
- 똑똑하게 질문하기
- 나만의 업무 매뉴얼 만들기
이 5가지만 실천하면 3개월 후에는 "일 좀 하네"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6개월 후에는 신입 티를 벗을 것이며, 1년 후에는 어느새 후임자에게 완벽한 인수인계를 해주는 멋진 선배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관련 글

진짜 좋은 회사의 특징을 딱 하나 뽑으라면? 단연히 이것입니다
좋은 회사의 가장 확실한 지표는 바로 근속연수입니다. 직원들이 떠나지 않는 회사의 비밀을 알려드립니다.

나의 경험상 좋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사무실 문화 특징
파티션 높이, 컴퓨터 사양, 연차 사용 방식으로 알아보는 좋은 회사의 사무실 문화 체크리스트

대학교 교직원의 숨은 복지, 학생식당 — 그런데 요즘 학생식당이 사라지고 있다?
대학교 교직원의 숨은 복지인 학생식당 이야기와, 최근 학생식당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