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부서와 하는 일

나는 대학교 교직원이다 2편 — 막막한 시작, 스펙이라는 산을 오르며

학점, 토익, 한국사, 중국어, NCS, 컴활까지. 교직원이 되기 위해 실제로 쌓았던 스펙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2026-04-17·9분 읽기
나는 대학교 교직원이다 2편 — 막막한 시작, 스펙이라는 산을 오르며

안녕하세요, 다루하루TV입니다!

나는 대학교 교직원이다 2편 - 스펙 준비기

'나는 대학교 교직원이다' 시리즈 2편으로 돌아왔습니다.

1편에서는 제가 어떻게 대학교 교직원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사기업에서의 회의감에서 시작해 공공기관과 교직원 준비로 눈을 돌리게 된 과정까지 풀어봤었죠.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 그럼 이번 편에서는 조금 더 실전 이야기로 들어가볼까 합니다. 바로, 제가 대학교 교직원이 되기 위해 어떤 스펙을 어떻게 쌓아갔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뭘 준비해야 하는 거야?

사실 이 시기를 돌아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스펙 그 자체가 아니라, 막막함이라는 감정입니다.

공공기관과 대학교 교직원을 함께 준비하기로 마음먹고 책상 앞에 앉은 첫날, 저는 노트 한 권을 펼쳐놓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뭘 준비해야 하는 거지?"

공무원 시험이라면 과목이 딱 정해져 있고, 대기업 공채라면 주변 친구들이나 선배들로부터 정보가 넘쳐나게 들어오잖아요. 그런데 대학교 교직원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학교마다 채용 방식도 다르고, 요구하는 스펙도 제각각이고, 합격한 선배도 주변에 없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광고글 같은 정보만 잔뜩 나오고.

그래서 저는 일단 작전을 짰습니다. 공공기관 채용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스펙을 베이스로 깔고, 거기에 대학교라는 환경에 어울릴 만한 것들을 얹어보자. 이렇게 큰 틀을 잡고 나니 조금 숨통이 트였습니다. 물론, 그때는 몰랐죠. 이 작전이 앞으로 꽤 긴 시간 저를 책상 앞에 붙들어매 놓을 줄은요.


학점, 그 조용하지만 무서운 존재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건 학점입니다.

학점이라는 게 참 묘한 녀석이에요. 재학 중일 때는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이 잘 안 되거든요. 'B+ 정도면 뭐 그래도 괜찮겠지', '이번 학기는 좀 바쁘니까 한 과목쯤은 포기해도 되겠지' 싶다가도, 막상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나면 그 학점이 돌이킬 수 없는 숫자로 저를 따라다닌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1편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는 저학년 때부터 학점만큼은 꾸준히 관리해두었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부모님께서 "대학 등록금 내주는 만큼은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하셨던 한 마디가 마음에 걸려서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한 마디가 얼마나 고마운 말이었는지 모릅니다.

대학교 교직원 채용에서 학점이 직접적으로 점수로 환산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학점이 중요한 이유는, 서류 전형에서 은근히 영향을 미치는 무언의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서류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똑같이 스펙이 비슷한 지원자 두 명 중에서, 한 명은 학점이 3.2이고 다른 한 명은 4.0이라면, 과연 누구에게 더 눈길이 갈까요?

제가 몸으로 느낀 감으로는, 4.5 만점 기준으로 3.8 이상은 갖춰두어야 마음이 편했고, 4.2 이상이 되면 '학점 때문에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구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재학생 분들이 읽고 계시다면, 정말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학점은 지금 아니면 못 쌓습니다. 졸업 후에 '아, 그때 조금만 더 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제발, 지금부터라도 챙기세요.


토익 800점의 벽, 그리고 900점의 벽

학점이라는 기본기를 깔아놨으니, 그 다음은 토익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어를 특별히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럭저럭 했지만, 대학에 와서는 전공 공부에 치여서 영어에서 점점 손을 놓고 있었거든요. 처음 토익 시험을 봤을 때 점수가 700점대 후반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이 정도면 뭐 나쁘지 않지 않나?' 하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공공기관 채용 공고를 몇 개 살펴보니 대부분이 최소 800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었고, 조금 들어가고 싶은 곳은 850~900점 이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괜찮은 대학'의 교직원 채용 공고를 보니... 950점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보이더군요.

그때의 심정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아, 나 아직 한참 멀었구나."

그때부터 저는 토익에 꽤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학원도 다녀봤고, 혼자 인강으로도 공부해보고, 스터디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800점 벽을 넘는 것과 900점 벽을 넘는 것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는 거예요.

800점까지는 기본기만 잘 다져도 어느 정도 도달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900점부터는 뭐랄까, 체력전이었습니다. 시험 당일 컨디션, 두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는 지구력, 마킹 실수를 하지 않는 꼼꼼함, 그리고 당일 운. 이 모든 게 맞아 떨어져야 900점이라는 문턱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900점을 넘기기까지 시험을 꽤 여러 번 봤습니다. 시험비도 무시할 수 없었고, 시험장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체력 소모도 컸습니다. 그런데 900점을 넘기고 나서는 정말로 서류 합격률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아, 토익 점수 하나가 이렇게 많은 걸 바꾸는구나' 하고 그때 실감했죠.

혹시 토익 점수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딱 한 번만 독하게 해보세요. 한번 900점을 넘겨놓으면, 그 점수가 앞으로 2년간 여러분을 지켜줍니다.


한국사 시험, 그 주말의 풍경

토익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서, 그 다음에 준비한 것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었습니다.

한국사 시험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야기할 것이 많지는 않아요. 준비 기간도 다른 시험에 비해 짧았고, 난이도도 상대적으로 무난했거든요. 다만 이 시험을 준비하던 시기에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가 하나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주말마다 집 근처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 도서관이 웃긴 게, 주말만 되면 한국사 인강을 이어폰으로 듣는 사람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었어요. 어떤 분은 군인 같아 보였고, 어떤 분은 저처럼 취준생 같아 보였고, 또 어떤 분은 직장인 같아 보이시기도 했습니다.

그 풍경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구나."

다들 각자의 사정과 각자의 목표로 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구나 싶어서,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취업 준비라는 게 워낙 외로운 싸움이라, 그런 풍경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더라고요.

한국사 시험은 대학교 교직원 채용에서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공공기관과 교직원을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공기관 채용에서 가산점으로 쓰이는 2급 이상은 갖춰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왕 준비하실 거라면 1급을 노리시는 게 더 깔끔하고요.

시중 인강과 기출문제집 한 권으로 1~2개월 정도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합니다. 시험 한 번 보고 훌훌 털어버리시는 걸 추천드려요.


제2외국어, 내가 중국어를 선택한 이유

토익이 기본기라면, 저에게 제2외국어는 한 끗 차이를 만드는 무기였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본어를 할까, 중국어를 할까, 아니면 다른 걸 할까. 일본어는 상대적으로 배우기 쉽다고들 하고, 중국어는 미래 가치가 높다고들 하고. 각자의 장단점이 있어서 며칠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결국 저는 중국어를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그 당시 제가 지원하고 싶은 대학들이 하나같이 국제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었거든요.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글로벌 캠퍼스', '아시아 허브', '중국 교류 확대' 같은 키워드가 메인 배너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아, 중국어를 해두면 뭔가 분명 쓰임새가 있겠구나' 하는 감이 왔습니다.

사실 중국어 공부는 쉽지 않았습니다. 성조라는 녀석이 왜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지... 똑같은 '마'인데 네 가지 성조로 네 가지 뜻이 된다니요.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자 문화권이라 그런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나서는 생각보다 진도가 잘 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HSK 점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류에서 눈에 띄었고, 심지어 면접에서 한 면접관님이 "중국어는 어떤 계기로 공부하게 되셨나요?"라고 물어봐 주신 적도 있었거든요. 그 덕분에 제 국제화 마인드나 대학의 비전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제2외국어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단순히 '어느 언어가 쉬운가'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의 방향성에 어떤 언어가 어울리는가'를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NCS, 시간과의 싸움

이제 이야기할 것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직업기초능력평가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NCS를 처음 접했을 때 꽤 당황했습니다. 이 시험은 제가 여태까지 봐왔던 어떤 시험과도 달랐거든요. 수능처럼 단순 암기도 아니고, 토익처럼 패턴만 익히면 되는 것도 아니고,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요구하는 시험이었습니다.

처음 NCS 기출문제를 풀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한시간 안에 절반도 못 풀고, 풀은 것 중에서도 틀린 문제가 수두룩했습니다.

"아니, 이걸 어떻게 다들 시간 안에 풀지?"

그런데 NCS는 정말 신기한 시험이에요. 계속 풀다 보면 어느 순간 감이 옵니다. 처음에는 문제 하나에 5분씩 걸리던 것이, 어느 순간 2분 안에 풀리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아, 이 유형은 이렇게 접근하면 되는구나' 하는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시험을 준비할 때 딱 한 가지 원칙을 지켰습니다. 매일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서 문제를 풀어본다. 시간을 재지 않고 편하게 푸는 건 의미가 없더라고요. NCS의 본질은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시간 압박 속에서 푸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 시기에 저는 약간의 징크스 같은 것도 생겼어요. 시험 전날에는 꼭 그 당시 즐겨 마시던 커피를 한 잔 사서 문제집을 푸는 게 일종의 루틴이 되었달까요.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이런 작은 루틴들이 긴 준비 기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엑셀과 한글 파일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것은 조금 소소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컴퓨터 활용 능력입니다.

저는 처음 대학교 교직원을 준비할 때, 이 부분을 좀 얕잡아 봤었습니다. '뭐, 엑셀이야 기본적으로 쓸 줄 알잖아?' 싶었던 거죠. 그런데 실제로 입사해서 일을 해보니, 대학교 행정 업무의 80%는 엑셀과 한글에서 이뤄집니다. 과장이 아니에요.

학생 명단 정리, 장학금 대상자 선정, 예산 집행 내역, 공문 작성, 통계 자료 취합... 하루 종일 엑셀과 한글을 붙잡고 사는 날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그 엑셀 작업의 수준이 단순히 '표 만들기' 수준이 아니라, VLOOKUP, 피벗테이블, 각종 함수를 능숙하게 다뤄야 하는 수준이거든요.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1급이든 2급이든 두 달 정도만 공부하면 충분히 취득 가능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자격증 준비 기간을 실무 역량을 기르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진짜 일할 때 쓸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시간으로요.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정말 옳았습니다. 신입 때 선배들로부터 "신입인데 엑셀을 꽤 잘 다루네?"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었고, 업무 속도도 눈에 띄게 빨랐거든요.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여서 '일 잘하는 신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시기를 버티게 해준 것

지금 돌이켜보면, 이 모든 스펙들을 쌓아가던 시기는 정말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취업해서 월급 받으면서 회사 생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만 혼자 도서관에 앉아서 문제집을 붙잡고 있던 시간들.

'이게 맞는 길인가'라는 의심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습니다. '그냥 적당한 중견기업에라도 취업해버릴까' 하는 유혹도 있었고, '나는 왜 이렇게 느리게 가는 거지'라는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를 버티게 해준 건, 거창한 각오나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성취들이었어요.

  • 토익 점수가 850에서 880으로 오른 날
  • 한국사 1급 합격증을 받은 날
  • NCS 문제를 시간 안에 다 풀었던 날
  • HSK 급수를 하나 올린 날

이런 작은 성공들이 쌓이면서, '내가 아예 못하는 건 아니구나', '이 방향으로 가면 결국 닿긴 닿겠구나' 하는 희미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마치며

스펙이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쌓을 때는 정말 더디고, '이게 언제 다 쌓이나' 싶은데, 막상 쌓고 나서 돌아보면 '아, 내가 이걸 해냈구나' 싶거든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시면서 '나는 아직 스펙이 너무 부족한데...' 하고 막막해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말씀만 드리고 싶습니다.

스펙은 결국 시간을 들인 만큼 쌓입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마시고, 하루에 한 페이지, 한 문제, 한 단어씩만 쌓아가시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뒤를 돌아봤을 때, 생각보다 멀리 와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스펙은 합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스펙이 화려한 사람이 떨어지고, 평범한 스펙의 사람이 합격하는 경우를 저는 정말 많이 봤습니다. 결국 마지막 승부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갈립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승부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기소개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사기업 자기소개서와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제가 숱하게 쓰고 고치면서 깨달은 것들, 그리고 합격한 자기소개서와 떨어진 자기소개서의 결정적 차이를 가감 없이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편 예고 — 3편. 대학교 교직원 자기소개서 작성의 모든 것. 사기업 자소서와 무엇이 다른지, 합격 자소서와 불합격 자소서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낱낱이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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